2022. 3. 30. 15:24ㆍ인천국제공항
저는 공항에서 항공사 관련하여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일을 하였습니다.
공항에서 별의별 손님을 다 만나봤지만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어 글을 써봅니다.
1. 아이스크림 싫어합니다
- 환승 카운터에서 저는 직원들 job 배정 및 업무 지시를 하고 있었습니다. 너무
바빠서 옆에 있는 직원분이 손님 응대를 도맡아 해 줄 정도였습니다. 그런데
옆에 앉아 있던 직원분들이 기립하며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. 저는 회장님이나 사장님
인 줄 알고 덩달아 일어났다가 아니걸 알고 다시 앉아서 일을 시작했습니다.
그러자 손님이 "저기~ 그 쪽은 내가 누군지 모르나 봐?" 이래서 저는 "손님이시잖아요"
라고 했습니다. 그랬더니 "일어나서 인사도 안하고 예의가 없다"라며 타박하기에 "죄송합니다.
제가 좀 바빠서요"라고 하던 일을 했습니다. 속으로 뭔 저런 진상이 다 있어 이러고 있는데
한창 후에 그 손님이 직원에게 아이스크림을 다 주면서 저한테 "그 쪽은 나한테 인사 안 해서
없어" 이래서 "아이스크림 별로 안 좋아합니다"했습니다. 그랬더니 라운지로 들어가더라고요
나중에 알고 보니 유명한 진상 손님이었습니다.
2. 밑에 가는데요?
- 탑승구가 모자라 가끔 버스로 이동하는 탑승구로 배정되는 경우가 있는데 구조가 탑승권
스캔 후, 아래로 이동해서 버스를 타고 항공기까지 가는 구조입니다.
손님이 거의 다 탑승하고 전 탑승구 앞에서 업무 지시하며 손님을 페이징을 했죠
"위해(중국의 웨이하이) 가시는 손님??" 이랬더니 어느 젊은 손님이 "아뇨 밑에 가는데요"
이러면서 탑승권을 보여주니 마지막 손님이었습니다. 손님과 저는 둘 다 웃으며 인사를 했었습니다.
살면서 이리 웃겼던 상황이 있나 할 정도로 웃겼던 기억입니다.
3. 자네 야구해 볼 생각 없나?
- 일본행 항공편을 하다가 일본 승객 4명이 미탑승 중이어서 엄청 찾았으나 결국
손님을 못 모시고 비행기 문을 닫았습니다. 항공기 문은 한번 닫으면 다신 못 엽니다.
기다리고 있는데 저 멀리 손님이 오셔서 간략한 일본어로 항공기 이미 출발했다고 하자
손님이 막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. 저는 죄송하다고만 말을 하고 있는데
뭐가 날아와서 잡았더니 일본 손님이 먹던 빵이었습니다.
그랬더니 지금까지 화를 내던 일본 손님 4명이 막 웃는 거였습니다. 신기하다고
그래서 나중에는 웃으며 손님을 안내를 하였고 다음에 또 보자고 이야기를 하곤 헤어졌습니다.
솔직히 공항에서 승객에 대한 좋았던 감정보다는 안 좋았던 감정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.
당시에는 안 좋은 기억이지만 시간이 흐르니 추억이 되는 걸 느꼈네요
재미있으시다면 공항에서 있었던 이야기 또 쓰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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